괭이밥(괭이밥과의 여러해살이풀)
학명 Oxalis corniculata L.
생약명 : 작장초(酢漿草)
별명 : 초장초, 괭이밥풀, 괴싱아산장초, 시금초, 괴싱이, 외풀, 초장초, 괭이밥풀, 괴싱아산장초, 시금초, 괴싱이, 외풀
꽃말 : 빛나는 마음
겨울이 채 가기도 전에 봄의 온기를 느끼고 머리를 내민 야생초의 일생이 시작됨을 양지바른 돌담 아래에서 볼 수 있다. 한 장의 잎을 피우는 식물이 있는가 하면 두 장의 잎을 피우는 식물이 있다. 꼭두서니처럼 여러 장의 잎을 내는 식물도 있다. 나무보다 일찍 모습을 드러내는 야생초와 잎보다 늦게 꽃을 피우려는 나무들과의 한판 승부를 시작됨을 눈여겨보면 봄은 양지바른 곳과 숲의 나뭇가지 사이로 들어와 있음을 느껴진다. 많은 야생초와 나무 중에서 유난히 일찍 꽃을 피우려 하는 것은 삶이 결코 긴 시간이 아님을 보여준다. 잎이 나오기 전에 꽃부터 피우려는 개나리, 산수유, 생강나무, 진달래 등의 나무종류와 잎과 꽃을 함께 피우는 꽃다지, 복수초, 괭이밥, 애기똥풀, 민들레 등은 완성과 미완성의 관계가 성립되지만, 그들의 생활은 미완성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잎이 나온 뒤 영양분을 생산하여 축적한 후에 꽃을 피우는 식물에 비해, 꽃을 피울 만큼의 영양분을 몸에 간직해 두었다가 봄이 되면서 그 영양분을 모두 꽃으로 보내지는 나무의 힘은 더욱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잎이 나오면서 뒤따라 나오는 꽃은 연약한 모습이지만 잎에서 영양분을 만들어 꽃을 피우려는 야생초의 노력은 어쩌면 나무와 비교하면 더 현명한 삶이 아닌가 생각된다.
야생초는 키 큰 나무 아래에 자라고 있는 존재임을 알고 있다. 나뭇잎이 나기 시작하면 야생초는 바쁜 날들을 잊기 시작하여 나뭇잎 사이로 새어나오는 햇빛을 찾아 꽃과 잎의 방향이 옮겨간다. 숲에서 자라고 있는 초본식물은 해를 거듭할수록 개체 수가 줄어들어 어느 때가 되면 숲에는 키 큰 나무들만 서 있다. 빛이 없어 살아갈 수 없음을 알고 스스로 꽃을 피우려 하지 않는다. 후손들의 아픔을 숲에서 갖지 않도록 한다. 식물은 씨앗을 멀리 보내기 위해 갖은 방법을 사용한다. 씨에 날개를 달고, 멀리 퉁겨 날아갈 수 있도록 용수철 같게 만들고, 개미들에 의해 멀리 갈 수 있도록 씨앗에 젤리를 바르고, 동물 털 붙어 퍼질 수 있도록 고리를 만든다. 이건 일련의 행동으로 야생초는 이 지상에 뿌리를 내리고 매년 같은 종류의 후세가 태어나 꼭 같은 과정을 반복한다.
동구릉 혜릉의 능상에서 노란 꽃이 수백 송이가 피어 마치 별을 보는 듯했다. 봄부터 피기 시작하여 지금까지도 피고 있는 괭이밥이다. 누구에 의해 이곳에 씨를 뿌린 것도 아닌데 수없이 많은 꽃을 피워 능상이 초록색과 어우러져 있을 보았다. 바로 옆에는 소나무가 우거져 늘 빛을 막고 있지만 그래도 그늘을 피해서 자라고 있는 괭이밥은 무성한 여름을 맞고 있었다. 이 괭이밥은 도시의 담 밑이나 보도블록 사이에도 생명을 유지하면서 자라고 있는 강인한 식물이다. 밭의 농작물에는 큰 피해를 주지 않고 있어 농부는 이 식물을 잡초로 취급하지 않는다. 농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 괭이밥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정도이다. 괭이밥은 고양이밥이라 일컫는다. 마냥 여리게만 보이는 이 식물이 어떻게 괭이밥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을까? 라는 질문을 많이 받아 왔다. 그때마다 “고양이가 소화불량에 걸리면 신맛이 나는 괭이밥을 뜯어 먹고 치유를 하였다”고 해서 붙어진 이름이라고 일려 주곤 하였다. 그런데 이 보잘것없고 여린 야생초이지만 고양이 한데만 배탈 치유의 약이 되는 것만도 아니다. 사람에게도 소중한 치유의 약이 되어 왔다. 일찍 선조들은 설사나 이질, 치질 등이 있을 때 이 풀을 넣고 달여서 복용해 왔다. 습열에 의해 황달이 생겼을 때도 이 풀을 달여 복용하여 치료를 하였다고 한다. 잎 하나를 때어다가 앞니로 자근자근 씹어보면 신맛이 금세 입 가득하게 퍼진다. 잠을 깨우기 위해 잎 하나를 따다가 씹으면 졸음도 달아난다. 옛사람들은 책을 읽을 때 졸음이 오면 이 잎을 씹으면서 졸음을 쫓고 글을 읽었다고 한다. 오랜 세월 동안 우리와 친숙한 식물이다. 뛰어놀다 넘어져 코피가 날 때면 쑥 잎 또는 괭이밥 잎을 찧어 코를 막으면 지혈이 시켰던 추억의 야생초이다. 한의학의 발달로 괭이밥을 작장초(酌漿草)라 하여 전초를 약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 몸의 독성을 풀어주고 위암이나 설암을 억제하는 성분뿐만 아니라 동맥경화, 간염, 종기, 황달, 토혈 등의 치료에 이용되고 있다.
어린잎을 뜯어다가 나물 무침으로 먹거나 생즙으로 식용하기도 한다. 전초에 수산이 함유되어 있어 신맛이 나며, 봄· 여름철의 잎은 비타민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잡채와 비빔밥에 넣어 먹기도 한다. 또한, 어린이들이 심심풀이의 간식거리로 생잎을 뜯어먹곤 한다. 다섯 장이 노란 꽃잎에 10개의 수술과 5개의 암술이 만들어낸 씨방은 5실로 나누어져 있어 원기 왕성하게 번식하며, 씨는 사람의 옷이나 동물의 털에 붙어 멀리까지 운반된다. 해질 무렵이 되면 노란 꽃잎을 접는다. 흔하게 볼 수 있는 괭이밥이지만 지나치는 날이 더 많고 큰 관심을 두지 않는 야생초이지만 먹을거리와 약용식물로서의 우리 곁에 오래도록 남길 수 있는 식물이다.
질서와 균형의 조화를 갖는 ‘별꽃’ (0) | 2023.06.19 |
---|---|
쇠뜨기의 다섯가지 삶 (0) | 2023.04.26 |
2022년 마지막 붉은고추 수확 (0) | 2022.10.06 |
마지막 열린 땅콩호박의 앞날은? (0) | 2022.10.06 |
가을 들판에서 보는 열매 (0) | 2022.1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