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거석문화의 현장엔
구름이 있었다.
가을 흰구름을 뚧고 내려온 빛살은
장군의 투구에도
문관의 관모에도
장명등의 옥개석에도
석마의 등에도
석양의 이마에도
석호의 얼굴에도
망주석 세호 꼬리에도
9월의 마지막 햇살은 초록빛을
녹이고 있었다.
열두각 틀을 짜고
묶이고 덮히고
숨소리 들리지 않는다.
보이고 또 보이는
역사의 흐름은
구름을 두르고 하늘 저 먼곳
떠나려는 준비는 오래였건만
열두폭 병풍속에 갖히고
또 갖혀있다.
9월 가는날 능상에서
정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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