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명 ; Rhododendron mucronulatum TURCZ
이명 : 두견화(杜鵑花), 염산화(艶山花), 청명화(淸明花), 영산홍(映山紅), 수척촉(水躑躅)
생약명 : 백화두견(白花杜鵑) 또는 만산홍(滿山紅)
3월이면 야산의 양지바른 곳에서 모습으로 드러내는 진달래는 4월 초가 되면 절정에 달해 곳곳에서 진달래 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진달래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봄이면 으레 진달래와 산수유, 그리고 개나리꽃을 이야기 한다. 개나리는 집 근처에서 볼 수 있는 꽃이고 산수유는 과수원이나 공원에서 보는 꽃이고, 진달래는 산에서 보는 꽃이다. 봄처녀를 진달래꽃에 비유한다. 그 모양과 빛깔이 수줍은 새색시의 얼굴이 환하게 피어나는 것에 비유하여 동양에서는 진달래꽃을 여성의 문장(紋章)으로 여긴다. 때문에 신라시대「헌화가」와 무속신화와「진달래꽃」시에서 진달래의 꽃을 여인에게 바치는 것은 의미가 있어 보인다. 세종 때 《양화소록》의 저자 강희안(姜希顔)은 화품을 매기면서 빛이 붉은 홍진달래(紅杜鵑)에 6품을, 그리고 빛이 하얀 백진달래(白杜鵑)에 더 높은 5품을 매겼다.
척박한 땅에서도 꽃을 피울 수 있는 강한 생명력과 번식력, 그리고 생명력을 수반한 진달래는 많은 문학과 그림의 소재가 되어오고 있다. 그림에서 신윤복의 「연소답청(年少踏靑)」에는 절벽의 산에 진달래가 피어 있고 청춘남녀가 그 밑을 걸어간다. 말을 탄 여인은 진달래꽃을 머리에 꽂았다.
문학에서 여성을 화자(話者)로 내세운 시 중에 김소월(金素月)의 대표작인「진달래꽃」이 있다. 이 시는 1922년『개벽』지에 처음으로 실린 이후 지금까지 줄곧 사랑받고 있다.
나 보기가 역겨워/가실 때에는/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영변(寧邊)에 약산(藥山)/진달래꽃/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가시는 걸음 걸음/놓인 그 꽃을/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나 보기가 역겨워/가실 때에는/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이 시의 이미지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이라는 극한적 상황을 '진달래꽃'을 통해 초월하려는 역설적 의지가 담겨 있다. '진달래꽃'은 붉고 아름다운 서정적 자아의 사랑의 완성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서정적 자아가 지니고 있는 원망과 슬픔을 상징하는 동시에 떠나는 임에게 끝까지 자신을 헌신하려는 순종과 정성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 꽃나무는 단순히 '영변 약산'에 피어 있는 어느 꽃이 아니라 이별하는 연인에 대한 원망과 슬픔이며 끝까지 헌신하려는 정성과 순종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원수의 동요 「고향의 봄」에서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대궐 차린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라고 했다. 고향의 진달래꽃과 그 꽃과 같은 사랑하는 임은 지워지지 않고 늘 우리의 마음속 깊이 새겨져 있을 터이다.
삼월삼짇날에 봄맞이 행사의 하나로 진달래꽃과 찹쌀가루로 진달래꽃전을 만드는 일은 여자들의 차지였다. 이것을 먹으면 한 해 동안 부스럼이 없는 것으로 믿었던 것으로 볼 때에 진달래꽃전은 아름다운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 여자가 즐겨 먹었던 음식이었다.
진달래는 북으로 백두산에서 남으로 한라산까지 연결되어 있는 방대한 식생이 연결되어 있다. 잎보다 먼저 꽃을 피워 산을 온통 분홍색으로 물들이는 꽃이다. 진달래에 관한 이름은 고려가요 <동동>에서 나오는 ‘욋곶’이 진달래꽃을 가리키는 것이라면 어형으로 가장 오래된 형태다. 조선 중종 때 편찬된 《훈몽자회》에는 '진 위'로 되어 있다. 즉 참꽃, 두견화라고 부른다. 참꽃은 어렷을 때 마을 뒷산에 핀 진달래를 참꽃이라 불러 왔다. 두견화는 중국에서 부르는 이름은 두견새가 울 때에 핀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다. 학명은 Rhododendron mucronulatum TURCZ이다.
낙엽관목인 진달래가 척박한 땅에서 자랄 수 있는 것은 산성을 띤 토양이 있는 곳이다. 산불로 인해 황폐해진 곳, 일반 나무가 잘 자라지 않는 민둥산, 소나무숲 같이 토양이 척박하고 산성을 띠는 곳, 약간 그늘지며 습기가 약간 있는 곳에서 잘 자란다. 꽃이 핀 다음에 나오는 잎은 어긋나게 붙고 타원형 또는 피침형이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잎의 윗면은 녹색이고 사마귀와 같은 비늘조각이 약간 있으며 뒷면은 연한 녹색이고 비늘조각이 빽빽하게 나 있다. 꽃은 3월에 제주도를 시작으로 5월 말경에 설악산 산정에서 끝을 맺는다.
꽃색도 다양하여 분홍색, 진분홍색, 흰색에 자주분홍색까지 있다. 꽃은 잎이 나오기 전 가지 끝에 2~5송이씩 모여 피는데, 삿갓을 뒤집어 놓은 것은 통꽃으로 꽃부리 끝은 5갈래로 조금 갈라지고 10개의 수술과 1개의 암술이 들어 있다. 열매는 원통형이며 10월에 짙은 갈색으로 익는데, 다 익으면 다섯 갈래로 터지며, 겉에 비늘 조각이 빽빽하게 난다.
꽃과 잎, 줄기, 햇가지, 뿌리 등이 모두 식용이나 약용에 쓰이지만, 역시 꽃잎이 가장 널리 쓰인다. 한방에서는 말린 진달래 꽃을 두견화 혹은 영산홍이라는 약재로 사용한다. 혈액순환 장애, 기침, 신경통, 염증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간에서는 진달래 줄기로 만든 숯으로 승복을 염색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가장 큰 진달래 노거수는 가지산 중봉 해발 1100미터 인근 철주나무 군락지(천연기념물)에서 발견되었다. 한국의 대표적인 진달래 군락지는 강화의 고려산, 가평 포천 운악산, 대구 달성 비슬산, 경남 마산 창원 천주산, 창녕 화산, 거제 대금산, 마산 무학산, 여수 영취산, 장흥 천관산, 강진 주작산, 당진의 아미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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