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강화도 절집의 귀면에는 무슨 뜻이 있기에
강화도 절집의 귀면에는 무슨 뜻이 있기에
글 정진해
강화도 하면 먼저 머리에 와 닫는 절집이 전등사이고 다음이 정수사를 생각한다. 전등사는 처마 밑에 옷을 벗은 주모가 벌을 서고 있는 것을 생각하고, 정수사 하면 4폭의 창호를 생각할 수 있다. 3월 8일 정호 12시에 집을 나섰다. 약 1시간의 소유 거리인 전등사에 도착하니 수많은 학생들이 전등사 답사를 위해 전등사 경내를 요동치게 하고 있다. 멀리서 온 봄을 이야기 하는 듯하였다. 종해루 앞에 매표소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고 학생들은 두줄로 서서 인솔 교사의 지시를 따르고 있으나 모두 자유분방한 행동들이 자라는 어린이들의 건전한 성장의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종해루는 삼랑산성의 남문으로 원래 모습이 아닌 조선시대의 성문 형태로 지어 놓은 것이다. 삼랑성 주위 서문, 동문은 높지 않은 홍예로 만들어져 있고 북문은 암문 형태로 되어 있는데, 김포시에 있는 문수산성과 홍예의 모습이 같은 형태이다.
[정수사 윤장대]
내부에 불경을 넣고 손잡이를 돌리면서 극락정토를 기원하는 의례의 도구인 윤장대가 돌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유치원생 2명씩 손잡이를 잡고 돌리고 있었다. 무슨 뜻인지 알고 돌리는 것인지 알련지? 예천의 용문사에 있는 윤장대는 고려 명종 20년에 제작한 팔각정 모양으로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용문사 윤장대를 본떠 만든 윤장대가 몇몇 절집에 설치되어 찾는 이들에게 불교의 교리와 도구를 알 수 있게 하였다.
큰 글씨로 전등사의 현판이 대조루 중앙에 걸려있다. 그 밑을 통해 들어가 대웅전을 보니 새롭게 봄단장을 위해 철제 파이프가 전체를 감싸고 있다. 간신히 보이는 주모상이 나를 반기듯 하였다. 오늘 전등사를 찾은 이유는 주모상과 귀면상을 위해 온 것이다.
[주모상]
네 모서리 기둥위에 벌을 받고 있는 양 팔로 벌을 받는 3주모상과 한 손만 벌을 받는 주모상이 매우 힘든듯 아래로 보고 있었다. 전설에 의하면 대웅전을 짓고 있는데 주모가 목수의 재물을 가로챈 주모의 나쁜 짓을 경고하고 죄를 씻게 하기 위해 발가벗은 모습을 조각하여 추녀를 받치게 하였다는 것이다. 사방 추녀의 주모상 외에 또 다른 상이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은 모르고 있는 듯하다.
[귀면과 전등사 불단의 귀면]
전등사 외부 어간에는 용두가 없다. 용을 어간에 배치하는 것은 불국정토로 인도하는 사찰의 수호신인데 이곳 전등사 외부 어간에는 용두 대신 4면에 각각 귀면을 조각하여 배치하였다. 귀면은 사악한 무리를 경계하는 벽사의 화신으로써 대부분 전면 및 좌우 궁창에 귀면을 그려 놓는다. 궁창에 그려진 귀면 중에는 연꽃을 물고 있는 귀면도 있고 풀잎을 물고 있는 귀면도 있다. 이곳 전등사 대웅전에는 다양한 종류의 귀면이 동서남북에 각각 배치되어 사악한 무리가 이곳 불국정토의 세계로 침입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새 단장을 위한 공사로 인해 명확한 귀면의 모습을 확인할 수 없었다. 전등사 내부 들여다보니 불단 아래에는 다양한 모습을 한 귀면이 배치되어 있다. 다음에 새 단장된 뒤에 다시 확인하기로 하고 다음 절집을 가기 위해 걸음을 재촉하였다.
[정수사 법당 및 창호]
정수사는 전등사에서 약 4Km정도 거리에 마니산 동쪽에 위치한 작은 절집이다. 이 절집을 처음 보는 사람은 문화재로 지정될 만 것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전국의 수많은 절집을 찾아다니며 문화재를 접하면서 지금은 어느 정도이면 문화재로써의 가치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알 정도가 되었다. 그런데 이 절집을 처음 찾는 사람이나, 몇 번을 찾아간 사람도 왜 그런지는 잘 모르고 있다. 이 절집이 다른 절집과 특이한 것은 바로 통판으로 된 문이다.
[정수사법당 천정 단청] [법당 마루] [법당 풍판]
정면에 보면 정자문살 문이 죄우로 배치되어 있고 그 중앙에 4폭의 꽃이 조각된 창호로 배치되어 있다. 좌우에는 목단꽃이 화병에 꽂혀있고, 중앙 좌우에 연꽃이 화병에 꽂혀 있는 매우 특이한 작품이라 하겠다. 내부 천정에는 구름 위로 나는 학이 그려져 있어 내부를 밝고 청명한 느낌을 주고 있는 모습이다.
지붕은 맛배지붕으로 되어 있으며 옆에는 풍판을 달았으며, 앞에는 마루를 두어 넉넉한 느낌을 주고 있다. 법당 추녀에서 바라본 서해바다는 넓기만 하고 법당 우측엔 사시사철 가믐이 와도 마르지 않는 샘터가 마니산 등산객들의 목을 추겨주고 있어 많은 등산객이 이곳을 찾아 예배를 드린다.
이 법당 어간 좌우에는 전등사와 다른 귀면이 배치되어 있다. 즉 전등사에는 사면에 각각의 귀면이 배치되어 있는데 이곳 정수사 절집에는 정면 어간 좌우에 각각 1기씩 배치되어 있는 것이 특이하다. 내부를 들어다보니 중보 죄우에 각각 용이 한 마리씩 그려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수사 귀면]
그렇다면 전등사대웅전 내부에 배치된 용, 정수사 내부에 배치된 용과 귀면도 일치한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즉 강화도 지역에 있는 절집은 모두 같은 형태로 배치된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좀 더 전등사 대웅전이 새 단장된 후에는 더 관심을 갖고 건물 전체에 대한 나름대로의 관찰과 그 뜻을 알아보기로 하고, 오늘의 답사를 마치고 한강의 깊은 물줄기와 함께 하는 뚝방길을 달려 집으로 왔다. 집에 도착하니 안희경선생께서 전화를 하셨다. 양양.고성답사자료에 대해, 문화유산에 대해, 초봄의 야생화에 대해 좋은 대화를 나누고.... 지금은 답사사진 편집중 이라고....끝.